한동안 블로그를 잘 안 썼다.
안 쓰려고 한 건 아니고,
쓰다 말게 되는 쪽에 가까웠다.
글 하나 쓰는 건 괜찮았다.
문제는 항상 그 다음이었다.
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나면
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따라왔다.
이걸 어디에 또 써야 하지.
유튜브에도 올려야 하나.
SNS에도 올려야 하나.
생각이 거기까지 가면
글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.
예전엔 그게 의지 문제라고 생각했다.
요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.
글을 안 쓰는 이유는
대부분 쓰기 싫어서가 아니라
쓰고 나서 감당이 안 돼서였다.
같은 내용을
플랫폼마다 다시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
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었다.
그래서 글은 점점
“시간 날 때 몰아서 하는 일”이 됐고,
그 시간은 거의 오지 않았다.
어느 순간부터 흐름을 조금 바꿨다.
블로그에 글 하나를 쓰면
그 글을 기준으로
다른 곳에 올릴 문장들을
한 번에 정리해두기 시작했다.
유튜브 설명,
짧은 SNS용 문장,
링크만 던질 때 쓸 문장.
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.
다만 다시 생각하지 않아도 되게만 만들었다.
그렇게 바꾸고 나서
글을 더 잘 쓰게 된 건 아니다.
대신 글을 덜 망설이게 됐다.
이걸 쓰면
또 뭘 해야 하는지가
이미 정리돼 있다는 느낌.
그게 생각보다 컸다.
그래서 요즘은
글을 자주 쓴다기보다
글을 미루지 않게 됐다에 가깝다.
예전처럼
의지를 끌어올리지 않아도 되고,
한 번 쓰면 거기서 끝이 난다는 느낌이 있다.
이 흐름을
나만 쓰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,
그래서 그대로 정리해둔 게 있다.
블로그 글 하나를 기준으로
여러 채널에 쓸 문장을
미리 만들어두는 구조다.
지금은 이 흐름을
blog.haus라는 이름으로 정리해두고 있다.
( https://blog.haus)
요즘 내가 글을 자주 쓰게 된 이유는
사실 그게 전부다.